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125억 들인 4대강 생태공원 '부실설계' 물에 잠긴다

제천뉴스

by 정홍철 2012. 9. 27. 11:47

본문

제천지구 3곳…충주댐 만수위 넘으면 물에 잠겨

주민들 초기부터 문제 제기…갈수기땐 황폐화도

 

국토관리청이 125억원을 들여 충북도에 조성을 위탁한 4대강 살리기 한강15공구(제천지구) 3곳의 체육·생태공원 이 충주댐의 상시만수위가 넘어서면 물에 잠기게 돼 '부실 설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사업 지구의 인접 지역에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들에 의해 사업 시행 초기부터 제기돼 왔다.

본보가 지난 1987년 충주다목적댐(발전+홍수조절)이 완공된 이후의 댐수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민들의 우려는 실제 일어 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제천지구 3개 공원이 물에 잠길 수 있다는 것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조성된 공원의 산책로 댐수위 기준(EL)은 △금성중전지구 141.7m △청풍용곡지구 142m △수산원대지구 141.8m이다. 상시만수위 보다는 0.7~1m 정도 위에 설계됐다.

 

◇홍수시 물에 잠긴다

그렇다면 이 높이는 안전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본보 확인 결과 드러났다. 홍수를 대비하지 못한 안이한 설계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충주댐의 △계획홍수위 EL145m △상시만수위 EL141m다. 충주댐 완공 이후 기록을 확인한 결과 최고 수위는 지난 1990년 9월12일 EL145.43m로 저수율 101.5%를 기록했다. 상시만수위 보다는 4.43m가 높다.

 

◇상시만수위 넘은 72일

상시만수위인 EL141m를 넘어선 빈도는 완공 이후 총 72일이다.

첫해인 △1987년에는 2회에 걸쳐 10일간 △1990년대 3회 3~6일간 △2000년대 들어서는 10차례 적게는 2~3일간 많게는 6~8일간 상시만수위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2000년대 들어서면서 그 빈도와 지속일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가 확인됐다.

침수가 6일 이상 지속되면 생태공원의 시설 뿐 아니라 식재된 수목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

 

◇갈수기 생태공원 마른다

여기에 저수위시 생태공원의 습지 등은 모두 말라버릴 우려마저 안고 있다.

충주댐 저수위는 EL110m다. 최저 수위는 지난 1994년 6월29일 EL112.28m를 기록해 최고 수위와는 33.15m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11층 건물 높이와 맞먹는다.

 

이는 충주댐으로 인해 생성된 청풍호의 수위는 변동 폭이 크다는 방증이다.

이 때문에 청풍호의 어류 산란에 걸림돌이 되고 호안 수생식물의 식생이 제대로 되지 않아 흰 띠를 형성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홍수 때 뿐 아니라 갈수기도 생태공원을 황폐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산책로 보다 저위 부분에 조성된 생태습지공원 등은 물에 잠겨 수중공원으로, 수위가 낮아질 경우 모두 말라버려 황폐화될 우려가 상존한다.

 

제천시 금성면 중전리 한 주민은 "당초 공사 초기부터 물에 잠길 공원을 무엇 때문에 만드는지 의아했는데 조성을 마친 뒤 높이를 보니 물이 많이 찼을 때 잠길 것이 뻔하다"면서 "홍수기 때 물에 잠기고 갈수기 때 강물이 말라버릴 것이 뻔한데 수백억원의 혈세가 올바르게 쓰여지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충북도 관계자는 "당초 계획보다는 상시만수위 EL141m 보다 높여 설계됐다"면서 "수위가 올라가 침수되면 청소와 시설물 정비 등 복구에 나설 것"이라고 답변했다. <충청일보 제천=정홍철 기자> 2012년 9월 18일자 1면.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