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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론] ‘갈팡질팡’ 의림지정책

제천뉴스

by 정홍철 2016. 6. 1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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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론] ‘갈팡질팡’ 의림지정책
기본인식 부족이 원인... 정책재고 필요

제천의림지

[오마이제천단양=제천시론] 의림지는 축조연대 진위를 떠나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이자 살아있는 농경문화유산이며 제천시민에게는 문화 자부심이기도 하다.

이렇게 소중한 문화유산은 대대로 이용되도록 잘 보존해야 하지만 최근 제천시가 내놓는 정책들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제천시가 내 놓는 정책을 보면 한쪽에서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하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관광지로 개발하겠다는 상반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등재는 김제벽골제가 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하면서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관점에서 신청된 것이며 의림지를 관광지로 개발하겠다는 것은 전임 시장들이 추진하던 정책의 일부로 보인다.

정책을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그동안 의림지 정책들은 무엇이 있었는지 짚어보자.

1970년대 수해를 겪은 의림지는 복원되면서 1980년대 까지 큰 무리 없이 이용되다가 1990년대 이후로 서서히 변모하기 시작했다.

초대 민선시장은 시내에서 올라가는 길을 넓히고 피재골 길을 포장하면서 의림지 난개발의 단추를 꿰기 시작했다.

1996년 청소년수련관을 지으면서 환경사업소까지 하수관을 매설하고 1999년에는 의림지 바로 옆에 이벤트홀이라는 예식장이 허가된다.

길을 확장하면서 우륵정이라는 샘이 사라지고 이벤트홀을 허가하면서 주변에 대한 난개발도 확장된다.

좌우를 가르는 도로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송학면이라는 행정구역을 이용해 건축행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니 의림지 원형을 가장 많이 훼손한 시기이다.

2000년대에는 의림지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하자는 정책이 시작된다.

2005년 인공폭포와 분수를 만들고 저수지 안쪽 석축을 새로 쌓고 주차장을 정비했다.

의림지 주변 건축물 허가에는 문화재청 심의허가가 필요했는데 제천시는 의림지 이벤트홀 허가를 빌미로 심의를 요청했으니 모든 원죄가 의림지 이벤트홀 허가에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또한 이때 쌓은 석축은 저수지 원형인 경사공법이 아닌 수직쌓기를 해 후에 문화재청이 세계농업유산으로 지정할 때 ‘원형훼손’의 지적사항이 되기도 한다.

고대 저수지의 원형을 잃은 점과 도시화한 의림지 주변 환경이 철퇴를 맞은 것이다.

2010년대에는 관광지 개발정책으로 박물관 조성과 삼한의 초록길 사업을 추진하고 최근에는 기존 수경분수의 확장과 워터스크린, 전망대 설치를 추진 중이다.

이렇게 의림지 정책사를 들여다보면 정책이 갈팡질팡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추세는 최근까지 조금도 변하지 않아 시청은 의림지정책에 대한 기본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책이 제 자리를 잡으려면 지금이라도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보존과 개발이라는 두 명제는 공존할 수 없다.

어느 한쪽을 포기해야 한다면 개발을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

의림지는 제천시민과 대한국민의 자긍심이다.

우리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후손들까지 자긍심을 가지고 이용 하도록 최대한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

제천시청은 어떤 기준으로 정책을 만드는지 시민 앞에 진솔한 답변이 있어야 할 것이다.

/봄이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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