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시장’ 이근규 제천시장 자승자박

(기자수첩)‘국회시장’ 이근규 제천시장 자승자박 취임1주년 시정평가 뒷전… 또 국회로 발길

기사입력 : 2015년06월29일 00시49분

(아시아뉴스통신=정홍철 기자)  지난 19일 이근규 충북 제천시장(오른쪽)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과 사진을 찍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DB    자승자박(自繩自縛), 비슷한 말은 작법자폐(作法自斃).  자신이 만든 줄로 제 몸을 스스로 묶는다는 뜻으로, 자기가 한 말과 행동에 자신이 구속돼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이른다.  이근규 충북 제천시장은 29일 제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예정된 취임1주년 시정성과 브리핑을 내동이치고 스스로 옭아 묶은 줄을 풀기 위해 아침 일찍 또 국회로 향한다.  이 시장의 자승자박은 지난해 7월1일 열린 취임사에서 “세명대학교가 오늘부로 하남분교 설치 계획을 접었다”는 말잔치로 자초한 것이다.  갈림길이 여럿 있었겠지만 차라리 솔직했으면 어떨까.  “제천시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명대학교가 하남분교 설치를 접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중부내륙의 명문대학을 만들기 위해 제천시가 적극 손을 맞잡겠다.”  하지만 이 시장은 본인만의 바람으로 설치 계획을 접었음을 공표하고 촉촉수를 이어갔다.  이 시장은 세명대 하남분교 설치와 관련 “막을 방법이 있다”에 이어 “법 개정을 하면 된다”라고 말을 바꿨다.  세명대는 하남분교 설치 추진을 한 번도 접은 적이 없고 학령인구 감소세에 따른 ‘생존전략’을 기치로 제천본교와 하남분교의 연계방안 모색에 나서고 있다.  이제 경기도와 수도권의 반발에 봉착해 세명대의 하남분교 설치를 막기 위한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일부개정안(법 개정안)’ 연내 국회 처리도 불투명하다.  우선 6월 국회는 냉각정국 속에서 처리에서 밀렸으며 다음의 정치 일정과 맞물린 국회 일정은 불투명해 패착의 징후가 짙다.  첫 단추인 국회상임위를 통과했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이어진 법제사법위원회 처리가 불발됐다.  또 법사위가 법안심사제2소위원회로 넘겼지만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오는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첨예한 법 개정안을 여·야 손댈 리 만무하고, 재보선이 끝난 11월 이후 연내 처리는 장담할 수 없다는 예상이다.  그 동안 세명대는 하남분교 설치를 위한 승인을 얻기 위해 국방부와 교육부를 상대로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법 개정안 부칙 제3조(대학이전 특례 제한에 관한 적용례)는 ‘이 법 시행 후 최초의 학교 이전·증설 행위에 대한 허가·인가·승인 또는 협의부터 적용한다’고 명시했다.  현재 세명대는 대학위치변경계획 승인 이전 단계로 대학이전 우선협상대상자 지정과 그린벨트 해제를 위해 다음 달과 8월 목표로 추진 중이다.  따라서 대학 이전의 중요한 절차인 대학위치변경계획 승인을 법 개정 이전에 얻어 낸다면 하남분교 설치는 가능하다.  이 시장이 줄기차게 국회를 드나드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세명대의 하남분교 설치를 막아내지 못하게 된다면 ‘열심히 쫓아 다녔지만 역부족이었다’라는 명분이 이 시장에게 필요할 게다.  본인의 말잔치에 스스로를 가두고 말았다는 비난은 면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 시장의 자승자박은 언제쯤 멈출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