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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조된’ 영화제 서울사무국 제천시 이전

제천뉴스

by 정홍철 2015. 5. 2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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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조된’ 영화제 서울사무국 제천시 이전
규모.인원 당초 계획보다 대폭 축소… 논란일 듯
기사입력: 2015년05월22일 09시03분
(아시아뉴스통신=정홍철 기자)

윤도현밴드 YB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원썸머나잇 자료사진./아시아뉴스통신DB

 

 조삼모사(朝三暮四).
 
 원숭이에게 아침에는 세 개, 저녁에는 네 개의 도토리를 주는 잔 술수로 상대방을 현혹시킨다는 뜻이다.

 충북 제천시의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서울사무국 제천 이전이 시민들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규모.인원 대폭 축소

 이근규 시장은 지난해 11월26일 영화제 평가보고회에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사무국을 제천에 둔다. 담당부서와 공간을 점검 중이다. 집행위원장 등 핵심인력들이 제천에서 상근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시장은 지난달 10일 청풍호 벚꽃축제 개막식에서도 “허진호 제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깊은 이야기를 했다”며 “5월 안에 사무국을 제천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화제 사무국의 제천 이전에 대략 윤곽이 그려진 가운데 당초 시가 밝힌 규모와 인원이 대폭 축소돼 실제 이전 효과를 거둘 지 의문이다.

 또한 영화제 전체 예산 중 1억400만원을 제천사무국에 배정하면서 예산 집행의 이원화에 따른 혼선은 물론 시의회가 지적했던 방만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다음 달 초 개소 예정인 제천사무국은 2명의 직원이 상주할 예정이며 이들은 현재 채용 공고 중인 신규 선발 인원으로 채워진다.

 청전동 영상미디어센터 3층에 20m² 규모로 살림을 차리는 사무국은 ▶찾아가는 상영회·콘서트 ▶의림지 무대공연 기획 ▶제천시 협찬업체 기획 ▶영화제 홍보·연중프로그램 기획 등을 맡게 된다.

 시는 이전과 관련, “이번 일부 이전은 마땅한 공간이 없어 1단계 조치로, 다음해 사무국 리모델링 등 예산을 확보한 후 업무 특성에 맞도록 단계별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시장이 앞서 두 차례나 공언했던 “5월부터 영화제 추진의 축을 제천에 두겠다” 는 의미의 발표와는 이전 규모가 상당 부분 차이가 있어 조삼모사란 비난을 면키는 어려운 형국이다.

 영화제 서울사무국 직원들(상근 12명 중 공석 3명, 근무 9명)이 제천 이전에 난색을 표명하는 처지라 정작 이전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 ‘섣부른 발표’였다는 지적도 고스란히 떠 안아야할 상황이다.

 지난해 7월31일 충북 제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지역 첫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기자회견 및 시민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당시 안미라 부집행위원장(오른쪽)이 영화제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DB


 ◆시의회, 서울사무국 방만경영 등 문제 제기

 지난 2012년 제천시의회 김꽃임 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에 사무실을 둔 사무국이 지난해와 올해 영화제를 치르면서 인건비와 경상비를 과도하게 올리는 등 방만 운영하고 있다”며 “시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견실운영을 위해 사무국을 제천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앞서 2011년에도  “제천 이전은 지역대학의 영상 관련 학과 졸업생과 취업 준비생들이 사무국에 취업할 수 있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뿐 아니라 업무 면에서도 훨씬 효율적”이라며 사무국 이전을 요구했다.

 지난해 말 양순경 의원은 “영화제를 시작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지역의 전문 인재를 양성하지 못했다”며 “지역의 전문가가 양성되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있는지 아는가”라고 따져 물으며 집행부를 질타했다.

 두 의원의 발언을 종합하면 사무국의 제천 이전은 영화제 운영의 효율성 제고와 지역 전문인을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현 서울사무국 전문 인력의 이주를 통해 지역 전문인을 양성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원썸머나잇 자료사진./아시아뉴스통신DB

 ◆단기 스텝진 채용이 전문인 양성?

 시는 팀장급과 팀원 등 2명의 제천사무국 스태프 모집에 나서면서 계약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한정했다.

 업무는 연중 프로그램 기획 외에 송년음악회나 신년음악회도 포함하고 있다.

 급여는 팀장의 경우 170만원, 팀원은 140만원 수준으로 각각 정하고 1차 모집공고에 나섰지만 적격자가 없어 2차 공모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마감을 하루 앞둔 21일까지 지원자가 없다.

 결국 단기로 채용하는 스텝진에 고용불안 등의 이유로 지원자가 없어 지역 영화전문인 육성에 난항이 예상된다.

 세명대의 한 교수는 “지역에서 영화제 전문가를 양성키 위해서는 대학 측과 문화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육성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시의 이전 방침에 대해 “사무국 이전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사전 준비나 합의 없이 급조됐다는 느낌이 짙다”며 “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타 지역 영화제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시는 제천사무국에 1억400백만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이중 7개월 간의 직원 인건비(2명) 2700만원과 운영비 1000만원, 영화제 기간 중 의림지 콘서트 진행비 등에 6700만원을 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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