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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교육문화컨벤션센터, 꿩 대신 닭?

제천뉴스

by 정홍철 2011. 12. 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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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회관 2004년 뜨거운 감자...용두천복원사업 주차장 구상안 모태

동명초등학교가 2013년 천남동 부지로 이전함에 따라 이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놓고 세간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바로 민선5기 공약사업인 ‘컨벤션타워’의 건립을 놓고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당초 1,2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상12층 지하3층 규모로 건립한다는 교육문화컨벤션타워는 공청회 등의 여론수렴을 거치면서 민자 유치를 기대했던 컨벤션동은 빠졌다. 이로 인해 사업비는 583억원(부지매입비 207억원)으로 지상4층 지하2층 규모로 대폭 축소됐다.

당초 사업의 명칭에 있던 컨벤션기능은 빠지고 사실상 문화예술회관이라고 봐도 큰 문제는 없다.

○2004년에도 ‘뜨거운 감자’ 문화예술회관

이 사업은 비단 민선5기 들어서 대두된 것만은 아니다. 이미 2004년도에도 뜨거운 여론이 일었던 적이 있다. 바로 문화예술회관건립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업비 20억원(국비 10억, 도비5억, 시비5억)을 반납한 적이 있다.

당시 제천시의회는 “10억 이상의 사업은 투ㆍ융자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절차상 결격사유가 있어 예산안을 삭감했다”라고 표면적 이유를 밝혔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400~5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사업에 제천시의 재정적 부담이 큰 것이 주된 배경이었다는 평가이다.

문화예술단체 대표자 등은 긴급간담회 등을 통해 국ㆍ도비 등 예산삭감안에 대해 반발했다. “문화예술회관 건립은 오랜 숙원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20억을 확보해 점차 사업의 규모를 키워가자”는 것이 문화예술계의 의견이었다.

그러나 결론은 역시 시의 큰 재정적 부담으로 귀결되었다. 시와 시의회는 다른 지역 문화예술회관을 둘러 본 후 당초계획인 180억원으로는 건립이 어렵고 400~500억원 규모는 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는 것. 따라서 집행부는 2005년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의견을 시의회와의 간담회와 예산심의 과정에서도 밝혔다. ‘한번 지을 때 제대로 짓자’는 의견이었다.

또한 당시 자원관리센터사업 등 대규모 투자사업이 미완료된 상황에서 문화예술회관 건립에 따른 시비투자의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컨벤션센터 출발은 어디서 부터?

앞서 언급했듯이 컨벤션센터의 출생은 2004년 일었던 문화예술회관건립이 밀접하다. 그 후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국비 620억원을 확보해 용두천을 복원하자는 사업이 또 한번 제천시를 뜨겁게 달구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용두천 일대의 부족한 주차장을 활용하는 대안으로 동명초교 부지에 지하 주차장을 조성하고 그 위에 공원을 조성하는 구상이 바로 컨벤션타워의 초석이 된 것이다.

민선5기 공약사업은 주차장 부지를 활용하자는 구상 위에 컨벤션타워가 들어선다는 구상으로 대폭 확대된 것이다.

그러나 용두천복원사업은 주변 상인 등의 반발이 컸다. 당시 최명현 시장은 용두천복원사업을 전면 재검토 하겠다고 공약했다. 여론조사 결과 찬성과 반대가 각각 35%와 44.8%로 조사돼 사업추진이 어렵게 됐고 결국 백지화 됐다.

국비 620억원을 반납하며 용두천복원사업은 백지화가 되었지만 그 일환이었던 주차장을 조성한다는 구상은 컨벤션타워를 세운다는 구상으로 발전해 오늘에 까지 이른 것이다.

○‘컨벤션타워’ 시민반발 왜 거셌나?

처음부터 1,200억원이 투자되는 12층 규모의 컨벤션타워는 시민들의 반감에 부딪혔다. 400~500억원의 사업비도 2004년 한때 큰 벽에 맞닥트린 것을 감안할 때 특이한 사항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공청회에서 구체적인 재원확보 방안도 없는 상태에서 문화예술회관 국비지원 20억원이 고작이었다. 시의 큰 재정적 부담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가장 큰 반대의 이유였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도농복합도시에 컨벤션타워를 세운들 그 수요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컸다. 서울을 제외하고 대도시의 컨벤션센터도 그 명맥을 유지하기 힘들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시민들의 우려는 큰 무리가 없었다.



○처음부터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한다고 했으면?

처음부터 제천시에 적정한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한다고 했으면 어땠을까? 지금 처럼 반발이 거셌을까? 질문을 던져본다. 보고회와 공청회 등에서는 문화예술회관의 기능에 초점이 맞춰졌다. 결론적으로도 컨벤션동이 빠지면서 대ㆍ중ㆍ소공연장과 일부 공공기능을 수행하는 기관ㆍ단체가 입주하는 방안이 최종적으로 마련돼 마지막 의견수렴을 기다리고 있다.

○꿩 대신 닭?

사업규모가 대폭 축소되면서 컨벤션타워의 명칭은 컨벤션센터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물론 차후 시민공모를 통해 명칭은 다시 정해질 예정이라고 한다. 결국 꿩 대신 닭은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한다. 주 기능은 문화예술회관이다. ‘컨벤션’이라는 허울 좋은 겉옷을 걸쳤다고 하지만.

2004년 추진되었던 400~500억원의 문화예술회관건립안과 현재 추진 중인 583억원의 컨벤션센터건립안. 대등소이 하지만 10여년의 시간이 또 흘렀다. 현 문화회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대안으로 문화예술회관의 건립에 대한 시민적 열망이 적지는 않다. 민자를 유치해 컨벤션동을 짓겠다는 계획이 대폭 삭제된 만큼 공약사업에 연연하지 말고,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하겠다는 ‘솔직한 행정’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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