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퐁당퐁당 의원' 송광호 또?

제천뉴스

by 정홍철 2011. 11. 25. 01:39

본문

삭발하는 송광호 의원

2004년 4월 1일 삭발하는 송광호 의원.

‘한미FTA 날치기’ 이후 지역 정가에도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이 지역 제천시ㆍ단양군의 민의를 대변해야 할 지역의 대변자가 FTA비준안에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물론 찬성ㆍ반대를 논하기 이전에 지역민들의 의견을 얼마만큼 충실히 대변했느냐가 우선 되어야 할 대목이다.

이번 사태를 놓고 지역민들은 지난 2004년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떠올린다. 3월 12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강행처리하기에 이른다. 국회는 또 다시 싸움판으로 돌변했다.

당시 혼잡한 상황 속에서 송광호 의원은 두 명의 경위들에게 양팔을 붙잡힌 채 끌려 나가는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원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영상이 생생히 포착돼 뉴스의 중심에 섰다.

송 의원은 “경위들에게 끌려 나가는 임채정 의원이 발버둥 치는 과정에서 국부를 걷어차이는 바람에 본인도 반사적으로 주먹이 날아갔다”고 변론에 나섰다. 그 일이 있은 후 송 의원은 처음부터 자기변론에 급급했고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송광호 임채정 가격

송광호 의원이 경위에 의해 끌려 나가는 임채정 의원의 얼굴을 가격하고 있다.


송 의원의 홈페이지는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전국의 누리꾼들의 표적이 되었다. 자유게시판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비난의 글들로 넘쳤다. 급기야 비난 글들은 삭제되었고, 게시판은 차단되기까지 이르렀다. 그때까지도 진솔한 사과가 없었다.

그 일이 있은 후 20여일이 경과한 만우절인 4월 1일 오전 10시 30분. 송 의원은 중대 결심을 한다. 주변의 만류를 물리치고 삭발을 단행한 것이다.

숙연한 분위기가 한참을 끌었다. 삭발에 앞서 송 의원은 “정치를 시작한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 속에서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다. 특히 표결 과정에서 동료 의원(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원)과 불미스런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이유를 불문하고 잘못을 깊이 반성하며 삭발을 결심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송 의원은 삭발을 한 후 4ㆍ15 총선을 위해 뛰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서재관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탄핵과정에서 지역민심도 읽지 못했고, 주변의 만류를 뿌리친 채 삭발한 모습이 오히려 선거에 악영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낙선한 후 그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지역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 전국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혁신도시 유치운동이 열을 올렸다. 4년여의 공백기 동안 중앙 정계와 지역을 연결하며 백의종군의 자세로 지역을 위해 뛰었고 다시 18대 총선에서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다.

송 의원은 ‘퐁당퐁당 의원’이란 별명을 얻었다. 14대 당선-15대 낙선-16대 당선-17대 낙선-18대 당선. 여기서 시사 하는 바는 임기뿐만 아니라 말에 처신을 바로하지 못하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유권자의 판단은 냉혹하다는 것이다.

FTA비준안 날치기 사태 이후 “충북도와 이시종 충북지사는 한·미 FTA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지만, 충북도민 대다수는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라는 자가당착을 할 때가 아니다. 지난 2004년의 깊은 교훈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2004년 4월 1일의 반성은 만우절 거짓말 이었던가.
민심은 천심이고 민심은 정확하고 민심은 냉혹하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