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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맛 제천의림지 순채와 붕어

제천의림지

by 정홍철 2013. 3. 18.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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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


최고의 삼한시대 수리시설인 제천 의림지에는 공어순채, 붕어가 손꼽히는 특산물로 궁중에 진상될 정도로 명성을 떨쳤다.


순채(蓴菜)는 의림지의 천여년 전부터 자생(自生)한 것으로 특산물이었으나 1914년에 수리조합 공사 시에 무도리(務道里) 만지실 못에 이식(利殖)하였더니 3년전에 못을 개간(開墾)하여 답(畓)이 되므로 없어진 것은 대단히 애석하며 수년간만 논을 묵힌다면 갱생(更生)할 수 있다 한다.


이것은 동양에서도 중국의 강동(江東) 천리호(千里湖)에 있었고 한국에서는 제천 의림지에서만 있어 궁중에 진상물(進上物)로서의 붕어와 같이 손꼽히던 특산물이었다. <제천군지, 1969>


여러 차례 의림지에 순채를 복원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빈번히 실패하고 말았다.


최고의 맛 의림지 붕어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권60편 <어변증설>에는 “호서의 제천현(堤川縣) 의림지(義林池) 붕어는 먹으면 비린 맛이 없고 맛도 제일이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이며 호남 전주부(全州府) 삼례역(參禮驛) 붕어찜(鮒魚蒸)도 유명하며 또 관서의 평양부(平壤府) 붕어찜과 의주부(義州府) 붕어 반찬은 전국에서 제일이라 한다”고 하였다.


순채와 붕어의 궁합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는 즉어(부어:붕어)가 약재의 하나로 올라 있는데 그 약효에 대하여 기술하기를 “여러가지 부스럼을 다스리며 순채(蓴菜)와 함께 국을 끓여 먹으면 위가 약하여 음식이 내리지 않는 것을 다스리고 회를 쳐서 먹으면 오래된 적리(赤痢)·백리(白痢)를 다스린다고 하였다.


또한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즉어(붕어)는 일명 부어인데 여러 물고기 중에서 가장 먹을만하다고 찬미했다. 이와같이 붕어는 약이나 건강식품으로 일찍부터 유명했다.

 

위장병을 고치는 물고기 붕어

‘부어고’는 붕어를 푹 고은 국물이다. 조선시대 ‘부어’ ‘즉어(鯽魚)’로 적었던 붕어는 음식을 넘어 약재로 많이 활용됐다.

 

조선후기 인물로 단양군수를 지낸 홍만선(洪萬選·1643~1715)은 실학서 <산림경제>를 저술했고 향촌경제서 <산림경제>에서 붕어를 다름과 같이 기술했다.

 

‘모든 고기는 모두 오행(五行 수(水)ㆍ화(火)ㆍ목(木)ㆍ금(金)ㆍ토(土))의 순채와 합하여 국을 끓여 먹으면 화(火)에 소속되었으나, 붕어만은 토(土)에 소속되었다. 그래서 조위(調胃)하고 실장(實腸)하는 공효가 있다’.

 

여기서 ‘조위’는 위장병을 고치고, ‘실장’은 장을 튼튼히 한다는 뜻이다.

 

또한 ‘순채와 합하여 국을 끓여 먹으면 위가 약해져서 밥이 내려가지 않는 데 주로 좋다. 회(膾)를 만들어 먹으면 오래된 적백리(赤白痢)에 주로 좋다’라고 적고 있다. ‘적백리’는 이질의 일종이다.

 


 

제천 홍광초등학교 연못의 순채


비린내 없는 최고 맛의 비결

서유구의 <전어지(佃漁志>에는 “흐르는 물에 사는 붕어는 등의 비늘이 희고 맛이 좋지만 고인물에 사는 붕어는 비늘색이 검고 맛이 떨어진다”고 했다.


친구인 김득련 제천군수의 재임기념으로 경호루를 희사한 서울사람 홍순간(洪淳艮) 등이 의림지에서 붕어 내장회를 먹었다는 기록은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제천 의림지의 붕어가 이처럼 비린내도 나지 않고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용두산과 피재에서 흘러내린 깨끗한 물과 의림지 바닥에서 솟아나는 용천수, 청정한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청정수가 환경오염

50여년 전까지만 해도 의림지 제방 아래에 사는 주민들은 수로를 통해 흘러 나오는 물을 떠 먹고 쌀을 씻을 정도로 깨끗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청정수에서만 볼수 있는 다양한 어종의 민물고기를 흔히 볼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근래는 의림지 주변의 난개발 등으로 환경이 오염돼 수질이 급격히 악화됐다. 여름철 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도 비린내가 풍길 정도이다. 붕어에서도 나지 않는다던 비린내가 물에서 나는 현실에 직면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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