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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시 “대학 유치 공모합니다” 비수도권 “또 지방대 죽이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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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홍철 2014. 8. 2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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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시 “대학 유치 공모합니다” 비수도권 “또 지방대 죽이기냐”

중앙대 유치 포기 석 달 만에… 전국 203개 대학에 공문


경기 하남시가 미군부대가 떠난 공여지에 지방대학까지 포함한 대학유치에 나섰다. 사업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다 중앙대 캠퍼스 유치 포기를 선언한 지 석달 만이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수도권 지자체가 다시 ‘지방대학 죽이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하남시는 25일 ‘대학유치 촉진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입법예고하고 천현동 일대 미군 공여지에 대학유치를 위한 공모를 했다고 밝혔다. 하남시 관계자는 “대학유치는 공모를 원칙으로 한다”면서 “공모 대상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을 포함한 전국 203개 대학이며 자유제안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하남시는 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학유치 사업자 공모 지침서’와 ‘대학유치 사업자 제안 공고’를 각각 게시하며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하남시는 올 상반기 중 건물 신축비용 자기부담이 가능한 대학을 선정해 모든 절차를 완료하고 사업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담부서를 지정, 유치대학의 인·허가 사항과 도시관리계획, 교육영향평가 등 대학유치와 관련된 각종 행정절차 및 제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구역 등 지원 특별법을 통해 비수도권 대학의 수도권 이전을 허용하고 있다.


하남시 관계자는 “지방대의 경우 여러 곳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도권으로 이전하기를 원하는 만큼 대학유치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동안 충청과 강원지역 몇몇 대학에서 하남시로 대학캠퍼스를 이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오기도 했는데 중앙대와의 관계 때문에 거절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남시는 현재의 미군 공여지에 캠퍼스를 유치하기 위해 2007년 중앙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개발사업 계획을 둘러싼 이견으로 중앙대 캠퍼스 유치를 백지화한 바 있다.


비수도권 대학과 시민단체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원을 채우기도 힘든 소규모의 지방대학 입장에서는 수도권 지자체에서 유치 제안을 받는다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가뜩이나 지방대들의 수도권 이전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법적으로 수도권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을 막을 수 없다면 교육부 차원에서라도 방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상황을 방치한다면 지방대의 수도권 이전이 가속화되고 지방에서는 젊은 인재들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젊은 인력들이 없으면 공장이나 기업도 지방을 떠나게 될 것이기에 심각한 문제로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창기 지방분권국민운동대전본부 집행위원장은 “대학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수도권 규제완화로 정부가 정책적 용인을 하고 있기에 지자체에서도 그런 일을 벌일 수 있는 것”이라며 “계속 같은 문제들이 생겨난다면 지방을 고사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종섭 기자 jchoi@kyunghyang.com 2014. 2. 25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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